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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사업 (01.22 to 09.22)

19. 국가제안서 거절당하다

by 김세순 2022. 5. 27.

TL;DR

  • 국방부 제안서가 거절당했다.
  • 나사 제안서가 거절당했다.
  • I-CORPS 프로그램에 합격했다.

국방부 거절

미국 국방부에서 보내준 Rejection Letter

처음으로 맛본 거절은 쓰라렸다. 거절을 당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코피도 났었다. 사람의 마음과 육체가 연결되었다는 것을 처음으로 이해를 했던 것 같다. 

 

신기하게도 거절당했을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내가 거절당해서가 아니었다. 사실 거절 사유를 받았을 때, 결과를 모르는 것에 대한 자유로움을 느끼었다. 하지만 제일 어려운 부분은 나를 기대하는 사람들을 실망스러운 소식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처음 결과를 지금의 약혼자에게 이야기하는 것도 어려웠다. 

 

결국 메일 받은 날 일찍 집에 가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좋아하는 뮤지컬을 봤다. 그리고 다음날 나는 욕조에 앉아 생각했다. 두렵고, 괴로워하고, 슬펐다. 한 십여분 앉아 있다가 든 생각이, 더 이상 이렇게 슬퍼할 시간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신을 가다듬고, 계획을 세웠고, 제안서에 도움을 준 사람들을 찾아가서 감사를 표현하고 결과를 전달했다.

 

정말 감사하게도 다들 지원해주고 쓰다듬어 주셨다. 

 

거절 사유 (A) 이득 (B) 팀 (C) 상용화

거절의 사유는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학 실험을 하던 나에게는 당연하게 여겼던 부분을  제안서를 쓸 때 간과하고 설명하지 않아 거절당했다.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다들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했고, 딱히 문제가 될 부분은 없었다.

 

Tom이 이야기를 하길

Pretty typical review. Just a few comments, you were probably in the discussion, just some others they liked better.

마음을 정리하고 나는 다음 제안서를 준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생각이 든 것이, 나라는 존재는 남들에게 기대를 하게 만들어야 하면서도 남들의 기대가 부담스러운 아이러니한 존재이다.

 

나사 거절

나사는 불친절하게도 이메일은 7월에 보내주고, 제안서를 따낸 사람들을 홈페이지에서 보여준다.

NASA STTR 오클라호마는 없었다.

발표날이었던 5월 26일 나는 나사 웹사이트를 계속 새로고침하면서 기다렸고, 우리 회사는 선정되지 않았다. 7월에 피드백을 받아봐야 할 것 같지만, 한번 거절을 당해봐서 그런지 마음은 조금 괜찮아졌다. 가족들과 다시 한번 제안서를 도와준 사람들에게 연락을 했고, 다시 한번 실망을 안겨주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일은 참 어려운일이다. 다들 나에게 어떠한 기대가 있을 텐데 두 번이나 가서 안 좋은 소식을 알려주니 너무 아쉬웠다. 신기하게도 같은 날 캘리포니아에서 기술회사를 20년간 운영했던 CEO (Mike)와 전화통화를 했었는데 그가 했던 충고들이 너무 도움이 되었다.

  • Don’t stop it
  • Dont’ worry about the rejection. it is number game. (1 out of 5)

그 이외에도 여러 이야기를 해주었고, 정말 내가 알고 싶었던 부분을 깔끔하게 긁어주었다.

  • Keep write proposals & patents
  • Don’t get it VC,
  • Cash only, never loan 
  • Friend today will be enemy tomorrow
  • Hire slow, fire fast

내가 거절되었고, 감사하다고 연락을 하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주면서 용기를 주었다. 그래서 사실 나는 거절되었지만, 너무 큰 인연을 얻은 것 같다. 내가 쓴 프로포절에 내용을 살짝 말해주었는데, 다음에 같이 써보면 어떠냐고 이야기도 해주었다.

 

I-CORPS 프로그램 합격

두개의 처절한 패배에도 한 가지 좋은 소식이 있다면 I-CORPS프로그램에 합격된 것이다.

 

NSF I-CORPS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은 NSF SBIR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과정을 돕고 약간의 자유로운 여행 경비를 제공한다. 그래서 3000달러를 받았는데 이번에 워싱턴에서 열리는 SBIR 콘퍼런스 참가비로 쓸 생각이다. Mike와 이야기를 하던 도중, 이곳에 가보라고 추천을 해주었고, 그래서 바로 일단 개인 카드로 접수를 했다.

 

SBIR conference

비록 거절당했지만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었고 이제 다음 제안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 지금 제안서를 써도 앞으로 6개월 동안은 '직업'이 없을 테니 취업 준비도 해야 하지만, 그래도 매우 뜻깊은 경험이었고 뭔가 마음속에서 씁쓸하면서도 딱딱한 느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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